여행을 다니다보면 그 나라의 과거와 만나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됩니다. 때문에 그 나라의 오래된 유적지는 관광지로 개발되었고, 각 나라의 독특한 문양이나 인형 등은 그 나라를 대표하는 토산품으로 팔리고있죠. 그런데 이런 것들 말고 과거 그 나라에서 살던 사람들의 서민적인 역사를 만나고 싶을때가 있습니다.
그럴때면 주저하지 않고 골동품상점을 찾으시면 되는데요. 우리나라에도 예전에는 인사동에 가면 과거 우리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중국에도 한국의 인사동과 비슷한 곳이 몇 군데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오늘 이야기하려고 하는 판자위엔(潘家园, pan jia yuan) 골동품시장은 없는것 빼고는 모두 있는(^^);; 베이징의 대표적인 골동품시장입니다.
판자웨엔 골동품시장은 북경의 동남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천단공원보다 더욱 동남쪽으로 가야하죠. 한국인들이 많이 모여사는 왕징지역에서는 택시로 40분(요금은 60~100위안, 길이 많이 막히는 곳입니다.)정도가 소요됩니다. 버스를 이용하신다면 627번 버스를 타고 潘家园桥(pan jia yuan qiao)에서 내리시면 됩니다.
판자위엔 시장은 크게 세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선 고 가구를 파는 상점이 들어오는 입구 오른쪽에 자리를 잡고 있고, 왼쪽으로는 위의 사진과 같이 노점에 좌판을 펴놓고 물건을 파는 상인들이 자리를 잡고 있으며, 그 테두리로 번듯한 가게들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가게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정식허가를 받고 영업을 하는 사람들이고, 좌판에 물건을 펴 놓는 사람들은 주말에만 나와서 물건을 판매합니다.
때문에 이곳을 둘러볼 예정이신 분들은 토요일이나 주일을 이용하셔야 더욱 많은 물건을 볼 수 있답니다. 평일날 가면 썰렁하죠^^.. 판자위엔 골동품시장의 다른 이름은 판자위엔 주말골동품시장이었습니다. 주말에만 사람들이 집안에 있는 물건들을 가지고 나와서 팔던것이 시초가 되었죠. 때문에 지금도 주말에 가야 많은 사람들이 물건을 가지고 나와 파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판자위엔에는 아주 오래된듯 한 물건부터 근대에 들어와서 사용하던 물건까지 그 종류도 다양합니다. 이 축음기는 할아버지 세대에서나 쓰실 듯한 물건인데요. 보관상태가 아주 좋습니다.
어릴적 극장에서나 볼 수 있었던 영사기입니다. 동네 영화관에 있는 저런 영사기를 보고는 '나중에 크면 꼭 저런걸 사서 집에다 놓고 매일 영화를 볼테다.'라는 꿈이 있었는데요. 요즘은 저걸 사도 틀수 있는 영화가 없지 않을까 싶네요.
옛날 전화기입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사용하는 방법을 보셨을겁니다. 저도 아주 어릴적에 시골 외갓집에 가서 봤던 기억이 나는데요. 전화기 옆에 있는 손잡이를 힘껏 몇바퀴 돌리면 교환이 나옵니다. 교환에게 연결을 원하는 전화번호를 이야기하면 연결시켜주는 방식입니다. 군대를 다녀오신 남자분들은 행정반에 있는 전화기랑 같은 원리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르겠죠.
예전에 쓰였던 타자기를 고이 유리관에 넣어서 보관해놨습니다. 컴퓨터가 나오기 전에는 공적인 서류는 저 타자기를 이용해서 작성하곤 했었죠. 저는 군대에서 타자기를 처음 사용해보았는데요. 열심히 치다가 잘못 치면, 작은 부분은 칼로 살짝 긁어내서 다시 사용하곤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용지에 구멍이 뚫리면 전부 다시쳐야 하는 경우도 있었죠. 요즘은 컴퓨터가 있어서 틀린부분은 드래그하고 Delete를 누르거나 백스페이스를 이용해서 다시 수정하면 되었지만...
그런데 자세히 타자기를 보다보니.. 옛 타자기에도 "BACK SPACE"도 있고 메일을 쓸때 필요한 "@"기호도 있네요. 예전에 군대에서 쓰던 타자기에는 분명 저런 기능이 없었던것 같은데^^;;
골동품 시장을 다니던 중 가장 큰 발견을 했습니다. 바로 한자의 초기형태인 갑골문이 새겨진 거북 등껍질인데요. 갑골문은 기원전 1200년 전쯤에 은나라에서 사용되었던 상형문자의 일종으로 중국에서만 발견된 문자의 형태입니다. 종이가 없던 시절에 거북의 껍질이나 동물의 뼈에 글씨를 새긴형태로 발견되는 갑골문은 문자를 연구하는데 아주 중요한 가치가 있는 유물이죠.
그런 유물도 이 골동품 시장에서는 발견할 수 있답니다. 인디아나 존스가 한번 방문했더라면 아주 좋아했을 텐데요^^
골동품 시장의 외곽 한쪽에서는 안쪽의 좌판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이 판을 벌여놓고 물건을 팔고 있습니다. 저 수 많은 골동품들은 다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합니다.
중공군의 철모도 판매를 하는군요. 철모를 보는 순간 여러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만... 여기에 적지는 않겠습니다.
골동품시장에는 골동품만 파는건 아닙니다. 소수민족들이 직접 만든 전통 공예품도 판매를 합니다.
주로 여성들이 좋아할만한 가방이나 지갑 등이죠.
외국인 관광객들이 좋아하는 젓가락 세트입니다. 이상하게도 서양인들은 젓가락을 선물로 많이들 사가더군요. 아무래도 다른 문화이기 때문에 그럴것이라 생각은 하지만, 입장을 바꿔서 우리가 서양에 여행을 갔다가 포크를 세트로 사와서 선물을 해준다고 하면 한편의 코미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혹자는 '판자위엔 골동품 시장에 나오는 모든 물건은 가짜다.'라고 얘기를 합니다. 그러나 간간히 판자위엔에서 물건을 사서 감정을 해봤더니 진품으로 밝혀져서 엄청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판자위엔의 물건 중 95%는 가짜다. 그리고 나머지 5%는 진짜일수도 혹은 가짜일 수도 있다.'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한번 들러서 물건을 사시려고 한다면... 일단은 기념품을 사신다는 생각으로 구입하시는게 좋습니다. 대박을 기대하시지는 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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