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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야기/차이나는 중국여행

중국에 있는 노천 롤러장

by 차이나는 스토리 2008.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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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년대 "롤라장"은 소위 잘나가는 친구들의 집합처이자 껄렁껄렁한 친구들의 놀이터였으며, 학생들의 로망이였던 장소이죠.

 허벅지 부분은 풍성하고 발목은 꽉 조이는 경마선수용 바지풍의 죠다쉬 청바지와 아놀드퍼머 양말을 신고, 무스로 빗어 넘긴 머리와 앞쪽만 집어넣고 뒤쪽은 밖으로 뺀 남방패션. 이 당시를 주름잡던 모습이랍니다.

 

 왜 오래전 이야기를 꺼냈을까요? 얼마전에 본 중국의 롤라장 모습에서 우리의 옛 추억을 떠올렸기 때문입니다.

 지난번 광동성을 방문했을 때의 일입니다. 제가 간곳은 惠州(hui zhou, 혜주)라는 광동성의 한 시골동네입니다. 제가 예전에 1년 반 정도 살았던 곳이기도 하죠. 개인적인 일로 이곳을 방문했는데, 오전에 시간이 남아 강변을 산책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리 밑에 이상한 공간이 있더군요. 예전에는 이런 곳이 있는 줄도 몰랐었는데...

 강변의 다리 밑인데 전기줄에 사이키조명(?)이 달려있습니다. 그것도 네개 씩이나...

 

 한쪽벽면에는 대형유리거울(?)과 울퉁불퉁한 바닥모양. 뭔가 심상치 않은 곳임을 알려줍니다. 사진을 찍고 있으니 관리인인듯 한 사람이 다가오더군요.

 

관리인 : 왜 사진을 찍어요?

장보고 : 그냥 신기해서요. 여긴 뭐하는 곳이예요?

관리인 : 롤러장이예요. 가끔은 춤추는 곳으로 사용하기도 해요.

 

 그렇습니다. 이곳은 바로 롤러장이였던 것입니다.

 관리인의 말을 듣는 순간 제 귓속에서는 곧바로 "London Night"과 "Harlem Desire"라는 London Boys의 노래가 떠오릅니다. 청소년 시절에는 이 가사가 정확하게 무엇인지, 무슨 뜻이지는 모른채 그냥 흥얼거렸던 기억이 납니다. 조혜련씨나 조형기씨가 말도 안되는 영어 가사를 그냥 부르는것 처럼 그냥 그렇게 마음대로 따라 불렀었죠.

 

 롤러를 타다가 지친 사람들을 위한 휴식공간입니다.  광동성은 지리적으로 상당히 더운지방입니다. 또 2월부터 6월까지는 우기이기 때문에 비가 자주 많이 옵니다. 때문에 다리밑 롤러장은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입니다. 시원한 강바람이 불어오고, 다리가 비를 막아주는...

 

 

 매점 및 롤러스케이트를 대여하는 곳입니다.

 

 

 형태는 약간 다르고, 시설은 우리네 그것보다 낙후되었다고 보실지 모르겠지만, 이 공간은 이곳에 사는 중국사람들에게는 훌륭한 문화공간이며, 추억의 장소일 것입니다.

 이 롤러장이 개장만 했었더라도 예전에 롤러타던 솜씨를 한번 보여줄 수 있었을텐데요^^;;;

 진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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