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하면 뭐니뭐니해도 느와르 액션 영화를 빼 놓을 수 없겠죠.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을 강타했던 홍콩의 느와르 영화. 주윤발, 유덕화, 장국영, 이수현 등의 스타를 배출한 홍콩영화의 최대 황금기가 아니였나 합니다.
그 시절 영화를 대표할 수 있는 아이콘이라고 하면, 긴 목도리, 성냥개비, 끊임없이 나오는 총알, 어두운 홍콩의 뒷골목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홍콩의 야시장을 가면 그때 영화에서 보던 느와르풍의 화면이 현실로 다가옵니다.
홍콩을 크게 나누자면 구룡반도와 홍콩섬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제가 받은 느낌으로 표현하자면, 구룡반도는 구 시가지고 홍콩섬은 신 시가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느와르풍의 뒷골목은 구룡반도에 위치해있고, 높은 빌딩이 쭉쭉 올라가있는 번화한 홍콩은 홍콩섬에 위치해있다고 이해하시면 빠르실겁니다.
한국은 길거리에 정비되지 않고 제각각인 간판이 도시의 미관을 해친다고 이야기가 많았는데요. 홍콩에 비하면 그래도 괜찮은 편입니다. 홍콩 구룡반도의 건물과 건물 사이에는 빽빽하다고 표현해야 할 만큼 간판들이 들어차 있습니다.
큰길가쪽은 밤 10시가 넘은 시간인데도 수 많은 인파와 함께 불빛이 휘황찬란합니다. 멀리 우리에게 익숙한 옷가게의 간판도 보이고, 편의점도 보이고^^...
중국의 인민폐(RMB)와 홍콩달러(HKD)의 환율이 역전되면서 인민폐를 바꿔주는 환전상들이 많이 늘어났고, 일반 쇼핑몰에서도 인민폐를 받는 곳이 많습니다. 다만 상점에서 물건을 사는 경우에는 환율을 너무 좋지않게 계산하기에 미리 환전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번에 갔더니 1:1.07로 환전이 가능하더군요. 2006년도만 하더래도 1.04:1로 홍콩달러가 우세를 보였는데... 완전 뒤집어졌습니다.
세계 어느 도시를 가든 밤거리는 화려하겠지만, 홍콩의 밤거리는 특별히 더욱 그렇습니다. 좁은 지역의 특성상, 많은 관광객이 방문한다는 이유로... 홍콩의 밤은 더욱 화려하기만 합니다.
침사츄이에서 약 15분을 북쪽으로 걸어가다보면 Jordan역이 나옵니다. 그 역에서 오른쪽으로 살짝 돌아 가다보면 야시장이 나옵니다. 예전부터 홍콩의 야시장을 꼭 한번 오고 싶었는데.. 홍콩에 올때마다 번번히 기회가 되지않아 못왔었는데... 이번에는 드디어 홍콩의 야시장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예전 홍콩영화 중 유덕화 주연의 "천장지구"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뒷골목을 전전했던 유덕화의 목숨과 바꾼 사랑이야기죠. 중학교때 본 기억이 있는데, 그 영화에서 유덕화의 주 활동무대가 뒷골목과 야시장이었습니다. 아니면 오토바이를 타고 홍콩시내를 질주하던지^^;;
아무튼 어릴적 보았던 홍콩영화의 주 무대를 직접 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기회가 되었네요.
홍콩 야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먹는 장사가 활발하다는 것입니다. 홍콩이나 중국의 남방은 밤 늦게 밖에를 나와서 음식을 먹을만한 곳들이 많은데요. 더운날씨 때문인듯 합니다.
남방이나 홍콩말로 "얌차"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말 그대로 풀이를 하면 "차를 먹다."라는 뜻으로, 차와 함께 딤섬이나 간단한 요리를 먹는 것을 가르키는 말입니다. 예전 광동성에 살때는 새벽까지 하는 얌차집이 많았습니다. 사람들이 잠옷을 입고 나와서 만두와 간단한 요리를 시켜서 맥주나 차와 함께 먹고 들어가는 모습을 봤었죠.
홍콩의 야시장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는 않습니다. 다만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다는 것이 틀릴까요. 아무튼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이것 저것 요리를 시켜먹고 있습니다.
홍콩의 야시장은 홍콩 물가에 비해 가격이 싼 편입니다. 아니면 제가 비싼곳만 보러 다녔던가요^^;;
T-shirts가 장당 30달러(HKD, HKD는 홍콩달러를 표현하는 말입니다.), 4장에 100달러(HKD)입니다.
RMB(인민폐)나 USD(미국달러)도 받는다고 밑에 조그맣게 써 놨네요.
제가 간 Jordan야시장은 하나의 골목에 길게 시장이 형성되어 있어서 물건을 보려는 사람은 상점들 가운데에 나 있는 통로로 계속 걸어가야 합니다. 거리가 꽤 길었는데요. 대략 두블럭은 되었던것 같습니다.
홍콩문화의 뿌리는 중국문화이기에 토속기념품을 파는 가게는 중국에서 자주보는 물건들이 가득합니다. 가격은 중국의 두배~네배 정도. 이참에 홍콩과 중국을 오가는 보따리상을 해볼까 하는 유혹도 생깁니다.
정말 많은 종류의 시계를 팔고 있었습니다. 가격은 20HKD부터~.
잠깐 딴소리를 하나 하겠습니다.
예전 중국의 이우시를 간적이 있었는데...(이우시는 중국의 도매시장으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한국에 있는 1,000원 마트에 들어오는 물건의 큰 비중을 이우시에서 들여온다고 하더군요. 도시 자체가 도매시장입니다.) 그때보니 시계도매상들이 많이 있더군요. 여행중에 시계가 없으면 상당히 불편한데, 제가 시계가 없던터라 시계를 하나 사려고 가게 한군데에 들어갔습니다.
딱 보니 한국 길거리에서 판매하는 5,000원짜리 전자시계가 있더군요. '여행중에만 쓸테니 싼걸로 사자'라는 생각에 가격을 물어봤습니다.
종업원 : 몇 개나 살 생각이냐?
장보고 : 우선 샘플이니까 한개...- - ;;
종업원 : 그럼 싸게는 못주고 3.5위안을 내고 가져가라.
장보고 : (싸게 못주는게 3.5위안이라고^^;;) 그럼 내가 1,000개를 사면 얼마에 줄래?
종업원 : (고민하는 척을 하더니) 2위안...
시계하나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부품이나 인건비, 물류비가 있을텐데... 2위안에 한개라니. 정말 놀랄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시계를 볼때마다 저 시계의 원가는 얼마일까 하는 쓸데없는 고민을 하고 있답니다.
홍콩의 야시장에는 없는 것이 없습니다. 웹캠부터 CCTV, 무선 카메라까지, 그리고 ipod도 팔고 있습니다. 그냥 싼 물건들을 파는 곳인줄 알았는데... 이런 것도 파는군요.
음반과 DVD를 파는 곳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중국사람들 정말 노래나 영상물을 좋아합니다.
가방 및 악세사리를 파는 가게들도 즐비합니다.
제가 이곳을 방문했을 때가 진관희가 기자회견을 하기 전날이고, 홍콩의 전설적인 코미디언인 "뚱보아줌마"가 사망한 날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가판대에 나와있는 잡지의 1면은 두 사건이 채우고 있습니다.
특히 진관희를 다룬 잡지 중 하나는 진관희가 죄책감에 자살을 했다는 뉴스를 실었습니다. 그 다음날 멀정하게 기자회견을 했는데...
앗!!! 길거리에 한복을 입은 아가씨가 서있습니다. 비록 사진이긴 하지만^^;;
한국 진주초를 판다고 하는데... 간(肝)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약이라고 합니다. 간장약!!!
홍콩의 야시장을 둘러보니, 예전 영화에서 봤던 주인공들이 목도리를 길게 늘어트리고는 걸어나올것만 같은 추억에 빠지게 되더군요.
홍콩을 여행하시는 분들은 홍콩을 대표하는 명품�이나 백화점, 번화가를 둘러보시는 것도 좋겠지만, 밤에는 야시장에서 홍콩만의 향기에 빠져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중국 이야기 > 차이나는 중국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양도 컨셉도 신기한 자동차 Will Vi (0) | 2008.03.06 |
---|---|
없는것 빼고는 다 있는곳 판자위엔 골동품시장 (0) | 2008.03.05 |
나무뿌리속에 있는 꽃집 (0) | 2008.02.28 |
중국에 있는 노천 롤러장 (0) | 2008.02.27 |
환승티켓을 이용한 상해여행기 (0) | 2008.02.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