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향기를 가장 잘 표현하는것이 무엇일까요?
로멘틱한 사람들은 [고독의 향기]라는 추상적인 말을 하기도 하고, 애주가들은 [전어가 구워지는 향기]라고 합니다만... 전 이번에 가을의 향기를 가장 잘 표현하는 향기를 맡아 봤습니다.
바로 송이버섯의 향기죠. 송이버섯은 주로 가을 추석무렵(그러니까 요즘이 제철이겠죠)에 소나무숲 땅 위에서 발생하는 버섯으로 그 향기와 맛이 좋은 대표적인 식용 버섯이랍니다.
우리나라의 송이버섯 주산지는 태백산맥과 소백산맥 줄기라고 하는데요. 주로 20년~60년된 소나무 군락에서 자란다고 합니다.
외갓집이 경북 봉화이기도 하고, 선산 역시 경북 봉화라 1년에 한 두번씩 한국을 방문할 때는 꼭 그곳을 방문합니다.
이번 추석에 한국을 갔을 때도 어김없이 선산을 방문하고 외갓집을 방문했더랍니다.
매년 느끼는 것이지만, 해가 갈수록 아이들은 빨리 자라고 어른들을 빨리 늙으시는 것 같습니다. 작년에 왔을 때는 별로 무겁지도 않던 조카가 이제는 들어올리기에 무거워 진것과 주름이 늘어나신 외할아버지의 얼굴에서 세월이 또 지나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세월이라는 것이 참 신통방통한 것인가 봅니다. 저희 외할아버지는 안동 권씨의 뼈대있는 집안 출신이시고, 젊었을 때 공무원을 하셔서 대쪽같고 고집도 세신 분입니다. 어릴때 외갓집에 놀러가면 외할아버지가 안아주신다거나 반갑게 맞아 주셨던 기억은 없고, 처음 내려간 날 큰절을 올리면 다시 올라올때 까지 외할아버지와 대화나 한방에 함께 있거나 하는 것들을 상상도 못했었는데... 이제는 증손자를 위해 손수 잠자리를 잡아주시기도 하고, 다 큰 손자들의 손을 잡으시며 눈물을 글썽거리기도 하시네요. 그런 외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저도 콧잔등이 시큰해져 옵니다.
표현을 안하셔서 그렇지 외할아버지도 그 가슴속에는 큰 사랑을 품고 계시겠지요.
각설하고.. 오늘 자랑하려고 했던 원래 주제로 돌아와서^^ 송이버섯입니다. 외갓집에 갔더니, 외할아버지께서 캐어 놓으신걸 어머니께 슬쩍 주십니다. 외할아버지만의 사랑표현이겠죠.
눈 짐작으로 가늠해봐도 10여개의 송이가 진하고 향긋한 향을 뿜어냅니다.
저 송이를 가지고 고기를 구울때 살짝 얹어 함께 구워도 향긋하고, 송이를 넣고 소고기 국을 끓이면 도망갔던 입맛이 바로 돌아온다고 합니다.
아직 송이의 맛을 보지 못하셨다면, 이 가을이 지나가기 전에 한번씩 맛보시는게 어떨까요? 보약 한첩보다 제철 송이의 맛이 건강에는 더욱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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