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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이야기/동물 이야기

긴박했던 멧비둘기 구출작전

by 차이나는 스토리 2009.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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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퇴근길이었습니다.

 평소 큰 길을 이용해 퇴근을 하는데... 시원한 자연의 바람을 느끼고 싶어 논 밭 사이로 난 시골길을 택해서 퇴근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태풍이 올라온다고 하던데... 하늘도 꾸물꾸물한 것이 곧 비라도 쏟아질 듯 하더군요.

 한참 신나게 가고 있는데.... 길을 막고있는 새들을 발견했습니다.

  '까치와 비둘기가 수가 많아져서 유해조류로 등록될 정도라고 하더니... 이젠 사람이 가는 길까지 막고 버티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시 차를 세워놓고 뭘 하는지 지켜보며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갑짜기 까치들의 수가 늘어나더니 가운데 있는 멧비둘기 한마리를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멧 비둘기는 날아갈 생각도 안하고... 그 자리에서 고스란히 까치들의 공격을 받고 있더군요. 일단 무작정 달려갔습니다.

 

  제가 다가가도 움직일 생각을 안하는 멧비둘기. 덩치가 다른 녀석에 비해 좀 작은 녀석인데... 많이 놀랐는지 움츠리기만 하고.. 꿈쩍을 하지 않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얼굴 한쪽이 이미 오래전에 당한 상처인지... 한쪽 눈은 없고, 상처만 남아있더군요.

이대로 녀석을 둔다면, 차에 치이거나 까치들의 집단 린치에 당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더군요. 그렇다고 집에 데리고 가자니.. 반대할 가족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고...

 안성시에 야생동물 보호센터가 있는지 가족에게 전화로 문의하니 보호센터는 없고, 까치나 비둘기 등 유해동물을 처리하는 곳은 있다고 하더군요. '거기에 신고하면... 콧방귀도 안뀌겠죠 (T.T)"

 이 불쌍한 녀석을 어쩌나 고민하다가... 일단은 몸을 숨겨줘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근처 풀 숲의 덩굴 밑에 베어놓은 풀들을 쌓아 놓은 곳이 보이더군요.

 그 곳의 안쪽을 파서 녀석을 넣어줬습니다. 사람들의 눈에는 잘 안띄겠지만, 동물들의 눈에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겁을 잔뜩 집어먹서어일까요.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베어진 풀로 위를 살짝 덮어주고는 20여분 동안 지켜봤는데... 다행히 까치들이 발견하지 못한듯 합니다.

풀 사이사이에 벌레들이 왔다갔다 하던데... 배가 고프면 우선 녀석들을 잡아먹으며 힘을 보충할 수 있겠죠?

 

  목표물을 잃어버린 까치들이 주변 풀밭을 수색합니다. 다행이 비둘기를 숨겨놓은 곳과는 정 반대의 먼 곳이라 걱정은 덜됩니다만... 태풍이 올라온다고 하는데.. 다친 녀석이 무사히 날아 오를지 걱정입니다.

 

 저희 동네에 돌아다니는 길 고양이들도 많은데.. 그 녀석들에게 발견되지 않아야 할텐데...

 오늘 아침 운동을 나와서 일부러 그 곳을 지나갔습니다. 지나면서 살펴보니 그 자리에 비둘기가 없어졌더군요. 고양이가 공격을 했으면 털이라도 떨어졌을텐데... 다행이 파해치거나 털이 떨어진 흔적은 없습니다. 밤새 쉬고 힘을 차려서 날아갔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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