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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야기/중국을 풀어보자

한국과 중국관계, 왜 자꾸 꼬일까?

by 차이나는 스토리 2008.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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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들어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미묘하게 비틀어지고, 한국에서는 반중감정이 중국에서는 반한감정이 일어나고 있다는 기사들을 자주 접하게됩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한 양국간의 감정싸움은 도를 넘어서고 있는데요. 한국의 인터넷 뉴스에 중국과 관련된 뉴스들이 올라오면 어김없이 악플들이 달리고, 중국에서도 한국과 관련된 뉴스에 악플이 달리는 공격아닌 공격들이 성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움직임들은 한국과 중국, 양국에게 결코 좋은 움직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소한 감정다툼이 결국은 한 국가의 이미지 자체를 바꾸어 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과 중국은 올해로 수교 16년째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간 양국간의 관계뿐 아니라 인식도 그렇게 나쁜편이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최근 몇년 사이에 양국국민들의 인식들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을까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첫번째, 양국의 가벼운 언론이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우리가 인터넷에서 접하는 중국과 관련된 기사는 어떤것들이 많았습니까? 대부분이 엽기적인 일들, 특이한 사람들, 혐오스러운 사건사고, 기형, 부정과 부패, 짝퉁 등 다수의 부정적인 이미지들이었습니다. 물론 국제정치나 경제적인 문제를 다루는 뉴스도 많았겠지만, 일반적으로 눈에들어오는 뉴스는 그런 뉴스보다는 부정적인 뉴스들이었습니다.

 또한 중국에 살다보니 중국의 언론들 역시 예전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예전 한국에 대한 뉴스는 문화/연예와 관련된 뉴스들이 주종을 이루었고, 국제정치와 관련된 굵직한 뉴스들만 소개가 되었던 반면, 최근 몇 년사이에는 한국과 관련된 부정적인 논평이나 부정적인 사실들을 다루는 뉴스들이 많이 늘어나게 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뉴스들은 인터넷 매체가 발달하면서 그 생산빈도가 급격히 늘어나게되었다는 생각입니다. 기존 인쇄매체(신문)나 방송매체에서는 굵직하고 중요한 뉴스만 다루었다면 인터넷 매체가 발달하면서 부터는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뉴스나 이슈가 될 만한 뉴스들이 많아지게되었죠. 물론 이런 뉴스들 중에서는 실제로 일어난 일들도 많습니다만, 정확치 않은 소재를 가지고 만들어진 뉴스들도 적지 않습니다. 언론의 생명은 정확성에 있는데 그런 정확성까지 포기해가며 흥미위주의 기사를 양산해내는 것이죠.

요즘말로 표현하면 "낚시질"에 열을 올린다고나 할까요? 비단 이러한 낚시질은 한국의 언론뿐 아니라 중국의 언론도 마찬가지인 듯 합니다. 아마도 한국의 언론은 광고 클릭을 위해, 중국의 언론은 글쎄요. 약간 미묘한 부분이라 이야기하기가 어렵습니다만... 의도한바가 있겠죠.

 결국 양국의 가벼운 언론들이 눈에 뜨일만한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서로의 치부나 엽기적인 모습들, 상대방을 헐뜯는 모습 등을 보도함으로서 [노이즈마케팅]이라는 기법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두번째, 양국의 일부 몰지각한 네티즌들이 문제입니다.

 어떻게보면 언론의 보도보다도 일부 몰지각한 네티즌들이 문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양국의 몰지각한 네티즌의 모습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사례가 있습니다.

 아래의 뉴스는 지난 5월 21일 대한민국 포털사이트인 NAVER에 올라온 중국 사천성 지진 관련 기사입니다. 겉 보기에는 그냥 일반적인 지진관련 감동뉴스입니다. 

 문제는 한 중국 네티즌이 이 뉴스와 함께 그 아랫쪽에 달려있는 댓글들을 번역해서 중국사이트에 올리면서 시작됩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친 재앙에 성숙하지 못한 일부 한국 네티즌들이 개념없는 댓글을 달았고, 개념없는 중국의 일부 개념없는 네티즌이 수 많은 댓글 중 개념없는 댓글만 퍼가서 번역한 후 퍼트리는 악의적인 행동을 한 것이죠. 재앙적인 사건에 악플을 단 한국의 일부 네티즌이 미웠겠지만, 대다수의 애도, 안타까움, 위로의 댓글은 전달하지 않은 채 악플만 골라서 번역함으로 그 글을 보는 많은 수의 중국 네티즌들에게 '한국인의 다수의 생각이 이렇다.'라고 잘못 전달하려는 의도를 보였습니다. 글의 제목도 [无耻韩国人!竟以侮辱中国受灾儿童取乐-염치없는 한국인! 재해를 당한 어린아이를 희롱하며 즐기다.]라는 자극적인 제목이었죠. 물론 중국의 메타블로그 사이트에서 이 글은 메인화면에 노출되었고, 수 많은 중국네티즌들이 그 아래에 한국을 질타하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만약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을 해본다면, 저 역시 이런 글을 인터넷상에서 접하고 가만있지 않았을 것입니다.

 한국과 중국간의 관계를 단순하게 일부언론, 일부 네티즌으로 부터 비롯된 문제라고 비약한것은 좀 심합니다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두가지 요소가 결코 간과할만큼 영향력이 작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주에 이명박 대통령이 중국에 다녀가면서, 한중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로 한단계 격상시켰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한국의 이미지 쇄신을 위해 국가원수로는 최초로 사천의 지진피해현장을 방문해서 피해자들을 위로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의 그러한 노력도 자극적인 기사 낚시질과 개념없는 몇 개의 댓글에 빛이 바래버렸습니다.

 중국은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와는 지리적, 역사적, 경제적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입니다. 좋던 싫던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면서 살아야 할 이웃국가라는 이야기입니다. 단순히 광고클릭을 위한 흥미성 가쉽기사로 인해 그 이웃의 관계가 회복될 수 없는 깊은 불신의 관계로 변해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또한 중국인이나 중국의 잘못된 모습을 지적하고, 논리적으로 반박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올바른 행동이지만, '나는 중국인이 싫고, 중국이 싫어'라는 생각으로 아무곳에나 다는 악플이 때로는 국가의 전체 이미지에 먹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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