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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야기/차이나는 중국여행

중국의 전통주택. 사합원(四合院)

by 차이나는 스토리 2007.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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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은 세계에서 한손으로 꼽을 만큼 넓은 국토를 가지고 있습니다. 남부의 아열대 기후로 부터 서부의 산악과 사막지역, 동부의 넓은 평야와 해양성 기후 등 각 지방마다 독특한 기후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각 지방마다 특색있는 문화가 발달해 왔습니다. 오늘은 그 문화중 중국의 주거문화, 그 중에서도 사합원이라는 주거 형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합원은 단어에서도 알수 있듯이 간단히 보면 네 곳이(四) 합쳐진(合) 곳(院)입니다. 즉 '口'형태를 띄고 있는 집 구조를 말합니다. 사합원은 그 의미상 네 개의 건물이 중정(中庭)을 둘러싼다는 뜻을 갖는데, 과거에는 사합방(四合房)이라고도 불렸습니다. 중정을 중심으로 생활공간이 배열되는 것은 동양의 주거 형식이라고 할 만큼 동양 문화권에서는 보편적인 것이지만, 사합원의 경우와 같이 좌우대칭의 완전한 '口'자형을 이루는 주거 형식은 그 사례를 찾기 어렵습니다. 사합원은 정방(正房), 사랑채(倒座), 동서 곁채가 사면을 둘러서 담으로 집과 집 사이를 연결하여 완전히 외지와 봉쇄된 정원입니다. 즉 문을 닫으면 외부와는 완전히 격리된 독립구조로 이루어짐을 말하는거죠.

 사합원은 주로 동북지역과 북경지역을 중심으로 발달한 주택구조이며, 한나라(漢) 이후에 본격적으로 현재와 같은 모양의 사합원이 정착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처럼 오래된 사합원은 이미 파괴되었고, 현재 볼 수 있는 사합원은 대부분 명(明), 청(清) 시기와 중국의 건국 초기에 만들어진 사합원들입니다.

 중국의 주택발전사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초기의 주택은 횡장방형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횡장방형은 우리나라의 주택구조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구조로 방들이 횡으로 나열되어 있는 구조를 말합니다. 여기에서 발전한 것이 'ㄱ'자 구조나 삼합원의 구조입니다.

 'ㄱ'자형 주택은 횡장방형 주택의 한쪽 끝을 구부려 놓은 듯한 모습이며,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공간확장을 이루어 놓은 형태를 말합니다. 삼합원은 세채의 건물로 중앙의 중정을 둘러싸는 주거형식인데, 'ㄷ'자가 엎어져 있는 형상이라고 보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삼합원은 크게 세가지로 분류가 가능한데요. 첫째는 'ㄷ'자의 이음새가 느슨한 형태입니다. 즉 독립적인 3개의 건물을 'ㄷ'형으로 배치해서 중정을 감싸는듯한 모습을 보이는 형태입니다. 둘째는 횡장방형 건물의 양 끝을 구부려 놓은 듯한 모습을 보이는 삼합원입니다. '┎─┒' 이런 형태가 되겠죠. 이 형태는 사천성이나 귀주성 등의 농촌지역에 널리퍼져있는 형태입니다. 남쪽을 제외한 세면을 두꺼운 벽으로 쌓고, 따로 창을 설치하지 않은 모습을 봐서는 북풍을 막고 남쪽에서 들어오는 태양광을 최대한 받아들이려는 의지가 보입니다. 이 구조에서는 남쪽면을 대부분 회랑(한국으로 치면 처마가 있는 긴 마루가 되겠죠)으로 처리해 건물과 건물 사이를 이동하는 통로로 사용했으며, 통풍과 태양 빛을 받아들이기도 했습니다. 세번째로는 폐쇄형 삼합원이 있는데요. 이 폐쇄형 삼합원이 사합원의 기초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즉 세면은 건물로 지어진 형태는 두번째의 삼합원과 같지만, 마지막 한 면은 벽으로 쌓고 문을 만들어 놓아 폐쇄적으로 만든 삼합원입니다. 이러한 형태의 삼합원은 농촌보다는 도시에 많았으며, 운남이나 강남지역의 도시에 많이 분포되어 있는 주거 형태였습니다.

 

 사합원은 이런 삼합원의 형태에 기초를 두고 발전한 건축형태로 공간을 더욱 많이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사합원은 전국적으로 널리 분포되어 있지만, 특히 북경과 동북지역을 중심으로 발전했으며, 각 지역마다 특색있는 형태로 발달해 왔습니다.

 사합원도 크게 두가지로 구분이 가능한데요.

 첫번째는 집의 중심축과 대문이 일직선 상에 있는 형태를 말합니다. 즉, 대문을 열고 들어오면 바로 중정이 나오는 형태죠. 대문을 중심으로 철저하게 좌우대칭을 이루는 형태라고 말씀 드리면 좀 더 이해가 쉬울 듯 합니다. 중국영화 "황비홍"에 자주 등장하는 주택구조입니다. 이러한 사합원은 회하(淮河)이남의 여러 성(省)과 동북지역을 중심으로 발달해 왔기에, 남방계 사합원이라고도 부릅니다.

 두번째는 대문이 중심축선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공간으로 빠져있고, 건물들만이 사합원 구조를 이루고 있는 형태입니다. 이런 사합원은 북경과 화북지방을 중심으로 발달한 형태이며, 북방계 사합원이라고도 부릅니다.

 ▶ 북방계 사합원의 입구모습(베이징 서성구)

 

 남방계사합원은 삼합원의 형태에서 공간만 늘린 모양이라고 볼 수 있으며, 북방계 사합원은 대문을 따로 뺌으로, 집안의 공간을 더욱 밀폐된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사합원의 내부 구조를 살펴보면, 북쪽면은 모두가 정방(正房)이고 동서 양쪽으로는 사랑방이 갈라져 있으며, 삼면의 집들은 모두가 회랑(回廊)으로 상호연결되어 있습니다. 정방의 양쪽 머리에는 또 작은 방(耳房/정방의 양쪽 옆에 있는 작은 방)이 있으며, 정방의 뒤쪽에는 일렬로 조방(肇房)도 있어 전체 뜰 안의 제일 끝 부분입니다. 사합원에서 거주할 때에 북쪽 정방에는 부모님이 살고, 동쪽에는 아들이 살고, 서쪽에는 딸이 살고, 남쪽방은 창고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동쪽은 해가 뜨는 쪽이여서 아들이 태양이 떠오를 때의 정기를 받으라는 의미라고도 합니다.
 사합원의 이런 건축 형식은 중국북방의 겨울과 봄철의 바람 많이 부는 지역에 매우 적당하고 유리하기 때문이며, 뜰 가운데 나무와 꽃을 심을 수 있고 여름이면 지붕도 만들어 걸쳐올려 놓으면 새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선호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사합원에는 귀족, 관리, 부농, 대상 등이 거주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베이징의 후통을 다니다 보면 사합원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아니 모든 집들이 사합원이라고 해야겠죠. 다만 1940년대 공산화 과정을 거치면서 봉건적 사회 구조와 대가족 제도가 무너지고 핵가족화와 도시 인구 집중 현상으로 주택난이 심각해져 북경의 전통적인 사합원 주택은 유치원 학교 사무실 공장 식당이나 10∼30가구가 함께 사는 집합 주택으로 변질되었습니다.

 현재는 몇 몇 사합원만이 예전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들어 부자나 고위관리, 군 장성들이 사합원을 구입하여 내부를 개조해서 주거하기도 합니다.  

 사합원은 그 입구만 봐도 그 집에 살고 있는 사람의 지위나 직업등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문 앞에는 상석을 두고, 대문에는 상량을 얹어 자신의 지위나 계급, 그리고 능력등을 과시했다고들 합니다. 

 예를들어 문 앞에 상석이 네모진 상석이라면, 문관(文官)를 나타내고, 둥근 북 모양이면 무관(武官)임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또한 상량의 갯수가 많을 수록 높은 계급이고 그 길이가 길수록 더 높은 계급이라는 뜻입니다.

 대문을 화려하게 치장하는 것은 돈이 많은 상인 계급의 집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모든 나라가 그렇겠지만, 중국의 사합원 역시 그들의 문화와 기후, 생활 관습을 이해하는데 아주 좋은 자료입니다. 베이징으로 여행을 오시면 꼭 한번쯤 사합원을 둘러 보시는것이 좋습니다. 현재 볼 수 있는 사합원은 서성구의 스차하이나 고루 지역에 여유국에서 지정한 몇 곳이 있습니다. 스차하이쪽에서 인력거를 타시다가 인력거 기사에게 四合院(si he yuan)을 물어보시면 관람이 가능한 집을 안내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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