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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야기/중국을 풀어보자

중국은 어떻게 졸업식을 할까요?

by 차이나는 스토리 2008.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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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한국은 졸업식 시즌입니다. 곳곳에서 밀가루와 계란이 난무하고, 얼굴에 색칠을 하거나 교복을 찢는 등 그 동안 눌려왔던 것들에서 해방되기 위한 몸부림(?)이 한창이겠죠.

 그런데 중국의 졸업문화는 한국과는 사뭇 다릅니다. 뭐라고 할까요. 숙연하기도 하고, 아쉬움이 남는다고 해야 할까요?

 

▲ 중국의 한 고등학교 졸업식 사진. 선생님들과 학생이 함께 악수로 아쉬움을 표하고 있습니다.

 

 ▲ 중국의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한국의 졸업식 모습.

 

 중국의 졸업식은 지역이나 학교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떠나는 사람들을 송별하고, 떠나는 사람들은 그 동안 자신을 가르쳐 주신 선생님께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는 자리입니다. 또한 새로운 출발에 대해 성공을 기원해 주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선생님께 쓴 편지를 읽는 시간도 있고,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덕담을 해주는 시간도 있죠.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입니다.

 

 얼마전 중국의 한 신문에 한국의 졸업식 관련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물론 밀가루를 뿌리고 얼굴에 바른 사진과 함께요. 대다수의 중국인들은 왜 저런 행사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며 의아했고, 일부 네티즌은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한 옷을 찢는 사진을 보고는 왜 멀정한 옷을 찢는지 이해못하는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사실 한국의 졸업식 문화는 어제 오늘의 문화가 아닙니다.

 이런 문화를 두고 여러가지 의견이 있는데요. 밀가루 공장의 상술이라는 의견도 있고, 새하얀 것을 뒤집어 써서 그 동안에 있었던 좋지 않은 기억들을 모두 지워버리고 새롭게 되길 바란다는 의미라고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가장 신뢰가 가는 의견은 일제시대때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야기입니다. 그 당시 우리의 학생들은 검정색 교복을 입었는데요. 교복 자체가 일제의 억압을 상징하고, 백의(白衣) 민족인 우리민족의 기상을 억누른다고 생각했답니다. 때문에 졸업식때 교복에 하얀 밀가루를 뿌려서 교복 화형식을 거행했던 것이 그 유래라고합니다. 나라를 잃은 억울함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이었던 셈이죠.

 그런데 요즘에 들어와서는 그런 의미보다는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서 밀가루를 씌우는 듯 합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계란, 마요네즈, 식초, 초고추장 등 첨가되는 재료들도 많죠. 또한 옷을 찢는것도 지긋지긋하게 억눌렸던 고등학교 생활을 청산한다는 의미인듯 합니다.

 그러나 졸업식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빠진듯 합니다. 바로 새로운 시작이죠. 예전 졸업식에서 교장선생님들께서 늘 하시던 말씀입니다만... 졸업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졸업문화는 마치 모든것이 끝나는 날 처럼 느껴집니다. 이는 특별한 졸업의 의미를 일깨워주지 못한 기성세대와 학교, 교육당국 모두의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졸업시즌을 앞두고 교육부에서는 각급 학교에 졸업식에서 밀가루나 위험한 행동을 하지 못하게 교육을 실시했다고 하죠. 그런데 특별한 의미도 부여하지 못하면서 그냥 "하지 말아라."라고 말한다면 반발심만 더욱 커지게 된다는건 아실겁니다.

 

 중국의 졸업식이 화려하거나 재미있지는 않아도 예전 우리의 졸업식장에서 볼 수 있었던 사제간의 정이나 출발의 의미를 볼 수 있는 자리인것은 확실한 듯 합니다. 이런 면으로 봐서는 중국의 졸업식이 살짝 부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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