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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야기/차이나는 중국 생존기

중국과학관에서 본 "혼천의"

by 차이나는 스토리 2008.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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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만원권 신권이 발행되면서 그 뒷면에 그려진 혼천의로 인해 한동안 상당히 시끄러웠 적이 있었죠.

이 소식을 접한 중국의 네티즌들은 "한국이 중국의 고유유물을 자신들의 지폐에 그려넣었다."라고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지폐의 도안을 기획한 한국은행측은 "우리 조상이 만든 혼천시계에 들어있는 혼천의를 그린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만... 어딘지 어색한 변명처럼 들렸습니다.

 

 최근 중국과학관을 방문했을 때 과학관에 있는 중국 혼천의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중국의 혼천의와 만원권 지폐에 그려있는 혼천의를 한번 비교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우리의 신 만원권 지폐에 그려져있는 혼천의 입니다. 혼천의는 고대 천체관측 기구로서 천동설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데요. 가운데 있는 구형이 지구이고, 그 구형을 감싸고 있는 테투리는 각 행성들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즉 천제가 움직이는 모양과 달과 해가 뜨는 모양 등을 볼 수 있는 장치입니다.

 

▲ 한국의 신권 만원 지폐의 뒷면.

 

 ▲ 중국과학관에 전시되어 있는 혼천의.

 

 위의 두 사진만을 두고 보면 두 혼천의가 상당히 비슷하기는 하네요.

사실 혼천의는 중국의 고유 발명품이 맞긴 맞습니다. 한국은행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신권 화폐에 그려져 있는 혼천의는 1669년 조선의 천문학자 송이영이 만든것으로 보이는 국보 230호인 혼천시계의 부품으로 사용되는 혼천의라고 합니다.

 그런데 위 사진만 보면 당연히 중국 네티즌들이 흥분할만 합니다. 일단 혼천의를 처음 만든 것이 중국이라는 것은 한국은행도 공감하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그 혼천의를 더욱 개량해서 혼천시계를 만든것도 사실입니다. 매우 자랑스러운 유산이죠. 그런데 공교롭게도 한국은행에서는 지폐 뒷면에 혼천시계의 전체 모습을 넣지 않고, 혼천의만 따로 떼어서 집어 넣었습니다.

 혼천시계가 생긴 것이 네모난 장식장 모양이고, 전체적으로 나무로 되어있어 별다른 모양이 없기에 지폐 도안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나봅니다. 그런다고 해서 일부 부품만... 그것도 모양이 중국것과 흡사한 것을 가지고 지폐를 만든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폐라는 것이 오늘 내일만 쓸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사용할 도안이기에 더욱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은 문헌을 참고하고, 더 많은 분석을 통해서 결정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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