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설날입니다. 민족의 명절이며, 모든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 그 동안의 밀린 이야기도 나누고, 정을 쌓아가는 설날이죠. 한국의 설날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가족간의 정"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제가 살고있는 중국의 설날을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전쟁터"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중국인들의 가정안에서는 모르겠지만, 길거리를 보면 전쟁터가 따로 없습니다.
춘절을 맞이하는 중국의 표정을 한번 보시죠.
이들이 바로 설날을 전쟁터로 만드는 무기 판매상들입니다. 폭죽을 파는 사람들이죠.
거리 곳곳마다 임시 건물을 지어놓고 폭죽을 팝니다.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작은 폭죽부터 한번 터지면 온 아파트를 뒤 흔드는 대형 폭죽까지 모두 구입할 수 있습니다.
저녁을 먹을 때까지만 해도 멀리서 산발적으로 들려오던 폭음소리가 저녁 식사 후에는 본격적으로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일단 소리를 듣자마자 본능적으로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옵니다.
아파트 현관을 빠져나오자 마자 불꽃쇼가 시작되는군요.
붉은 꽃모양으로 터지는 불꽃입니다.
이건 카네이션 모양을 닮았군요.
이건 녹색꽃.... 녹색꽃이 있었던가요?? ^^
건너편 아파트에서도 시작되는 모양입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럭저럭 괜찮은 듯 했는데...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나니, 미군의 바그다드 공습이 따로 없습니다.
동네에 있는 공원쪽이 가장 소란스럽길래 그쪽으로 이동하는 중입니다. 거리 이곳 저곳에서 폭죽이 터지고, 기관총 소리같은 폭음탄들이 터지기 시작합니다. 그 소리에 놀란 차들이 경보기를 작동시켜서 거리는 온통 소음 투성이입니다.
공원에 거의 다왔습니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소방차까지 대기하고 있네요. 도시 곳곳에 경찰차들이 깔려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작년에 베이징에서 폭죽놀이를 하다가 한명이 사망한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올해도 여전합니다.
주유소 바로 앞에서도 서슴치않고 폭죽을 터트립니다. 바로 앞에 경찰차가 서 있었는데도 따로 제지를 하지 않습니다. 상당히 위험해 보이는데...
사진을 찍다가 집사람이 너무 시끄럽고 위험하다면서 집으로 돌아가자고 합니다. 돌아오다보니 아파트 입구 앞에서도 폭죽을 터트립니다. 중국 사람들이 축제를 할때 터트리는 빨간색 폭죽 혹시 아시나요? 줄줄이 매달려 있는.... 그 폭죽을 아파트 입구에서 터트리고 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거리를 보니 폭죽 쓰레기들이 여기 저기 정신없이 널려있습니다. 공기중에는 화약냄새가 매케하게 나고요. 사방에서는 폭죽소리, 폭음탄소리, 자동차 경보음 소리가 쉴새없이 들려옵니다. 전쟁터에 있다면 바로 이런 기분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아래 영상은 전쟁터를 체험하시라고 한번 담아봤습니다. 전쟁터도 이만하면 대단한 전쟁터입니다.
중국인들이 설날에 폭죽을 터트리는 이유는 폭죽소리를 듣고 집으로 들어오는 귀신이 놀라 도망간다는 미신때문입니다. 다른집보다 내 폭죽 소리가 더 작으면 다른집으로 갈 귀신이 우리집으로 들어온다는 믿음이 있어서 무리를 해서라도 크고 무시무시한 소리를 내는 폭죽을 사려고 한답니다.
지금 시간이 밤 12시를 조금 넘겼는데요. 아직도 밖에는 한참 전쟁중입니다. 오늘밤 잠을 잘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아무튼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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