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은 춘절이 되면 물만두를 먹고, 폭죽을 터트리며 새해를 맞이합니다. 시끌벅적하게 보내는 편이죠. 그와 함께 庙会(miao hui, 묘회)라는 것을 여는데요.
묘회란 불교와 도교의 신앙이 합쳐진 형태인 듯 합니다. 불교의 사원과 도교의 제사가 합쳐졌다고 보면 되죠. 묘(庙)란 사찰이나 절을 뜻하는 단어이고, 회(会)라는 단어는 여러 뜻이 있습니다만 민간에서 영지를 참배하거나 풍작을 기원하기 위한 모임이나 제사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때문에 원래의 묘회는 제사를 지낸다는 의미가 상당히 강했죠. 그런데 근대에 와서 생겨난 묘회들은 그런 의미보다는 고향을 가지 못한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설날을 축하하고, 조상에게 향도 올리고 함께 즐기는 의미가 되었습니다.
어제는 베이징에서 꽤나 유명하다고 하는 地坛庙会(di tan miao hui, 지단묘회)를 다녀왔습니다. 그 곳을 함께 만나보시죠.
지단(地坛)은 원래 중국 황실에서 땅을 관장하는 신에게 제를 지내던 곳입니다. 베이징에는 이런 곳이 여러곳 있죠. 우리가 잘 알고있는 천단(天坛)은 하늘에 제를 지내던 곳이고, 월단(月坛)과 일단(日坛)은 각각 달과 해에게 제를 지내던 곳입니다.
지단은 베이징의 북동부 3환에 위치하고 있고, 평소에는 가족들이 산책하면 좋을법한 공원으로 개방되어 있는 곳입니다. 지난 가을에 저도 집사람과 함께 도시락을 싸들고 이 공원에 와서 한가롭게 산책했던 기억이 있던 곳이죠.
지단의 남쪽 입구입니다. 지단묘회의 정식명칭은 "지단춘절문화묘회"입니다. 입장료는 1인당 10위안.
평소에 2위안인데 반해 상당히 비싼편입니다만... 여러가지 볼거리가 많으니 저 정도는 내 줘야겠죠.
입구앞에는 이동통신회사의 응급안테나 차량이 와있습니다. 사람이 많이온다는 이야기겠죠.
얼마나 많을까... 들어가기전부터 걱정이 앞섭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붉은 등으로 된 터널이 나옵니다. 중국인들이 아주 좋아하는 터널이죠.
나무에도 온통 붉은등을 달아놨습니다. 중국인들의 붉은색 사랑은 못말립니다.
예상대로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춘절도 아니고 전날인데.. 이정도의 인파라면 내일은 어떨까요. 내일은 다른 묘회를 가볼 예정인데... 사람구경만 하다가 올 수도 있겠군요.
묘회장에는 여러개의 무대가 설치되어 있는데요. 각 무대에서는 독자적으로 공연이 열립니다. 시간대를 잘 맞춰가야 공연을 보실 수 있답니다. 제가 갔을 때는 공연을 하는 곳이 많지 않더군요.^^;;
저기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가수라고 하는데... 노래는 잘하는 편입니다만... 호응이 크질 않네요^^;;
공원 한쪽에서는 중국 할아버지의 민속공연(?)이 펼쳐집니다. 중국의 공원을 가보면 저런걸 하시는 노인분들을 많이 보실 수 있습니다. 전통 놀이 같은거겠죠.
앗!! 주윤발?? 약간 부은 주윤발아저씨입니다. 주사위를 가지고 눈속임 마술을 보여주네요.
다른쪽에서는 두 아저씨께서 중국 전통악기를 연주하고 계시네요. 하나는 나발같은데... 다른 하나는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재미있는 소리가 난답니다.
축제에 먹거리가 빠져서는 안되겠죠. 아랍사람처럼 생긴 이 아저씨들은 사실 중국인입니다.
중국의 신장(新疆)에서 온 사람들이죠. 내몽고와 함께 양꼬지가 유명한 동네입니다.
중국인들이 상당히 많이 탕인데요. 소의 천엽을 넣고 끓인 탕입니다. 날씨가 추워서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손에 들고 돌아다니며 먹고 있더군요. 그 옆으로는 각종 꼬치들이 보입니다.
엿을 파는 가게도 있습니다. 울릉도 호박엿과 겉 모양은 비슷합니다만, 한번 맛을 봤더니 설탕맛이 진하게 납니다.
떡가게입니다. 한국의 인절미와 비슷하게 보이는 떡도 있고, 백설기와 비슷한 떡도 있죠. 중국인들도 떡을 상당히 많이 먹는답니다. 특히 年糕(nian gao)라는 떡은 우리의 가래떡과 비슷한 떡이죠. 쌀로 만든 떡인데... 떡볶이를 해 먹어도 맛있답니다. 중국과 우리나라는 비슷한 문화가 정말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각종 기념품과 잡화를 파는 상인들도 빠질수 없죠. 아이들을 유혹하는 인형부터, 공기총으로 코르크 마개를 쏴서 인형을 떨어트리는 놀이까지.. 마치 우리나라의 유원지에 온 기분이듭니다.
중국 전통 박공예품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모두 붉은색 실을 달아서 장수와 액막음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대나무로 만든 중국 전통 바람개비입니다. 돌아가면서 '딱' 소리가 나게 만들었네요.
5원짜리 MP3와 이어폰도 나왔습니다. 뭘로 만들었길래 MP3가 5원밖에 안할까...
한쪽에는 얼음으로 만든 미끄럼틀도 자리를 잡았습니다. 한번 타보려고 했더니 돈을 내라고 하네요^^;;
그 옆으로는 빙등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입장료를 따로 30위안을 내라고 해서... 안들어갔습니다.
차라리 내년에 하얼빈 빙등제를 보러 가야겠습니다.
지단 공원의 서문입니다. 이쪽이 정문인것 같네요. 패방이 세워져 있고, 그 아래로 붉은 등이 줄줄이 이어져 있습니다.
어제 잠깐 둘러본 묘회는 민속행사라기 보다는 한국의 야시장이나 이벤트 장터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연보다는 물건을 파는 상인들이 더 많고, 먹거리를 파는 사람들이 가득한 행사였죠.
그래도 이것이 중국 문화의 한 단면이니 이해하고 넘어가야겠죠.
오늘 또 다른 묘회를 가볼텐데.. 여러가지 공연이 있으면 그 사진을 찍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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