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하다보면 그 도시를 대표하는 쇼나 공연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자국 혹은 각 지방의 토속적이거나 특징을 보여주는 공연들은 그 곳의 문화를 이해하는데 아주 좋은 경험이죠. 그 중에서도 아주 유명한 쇼들이 있는데요. 그 쇼들을 가르켜 세계 3대 쇼라고 합니다.
미국의 라스베이거스 쇼, 태국의 알카자 쇼(게이쇼), 파리의 리도쇼가 바로 그 3대 쇼랍니다. 이 3대 쇼는 모두 화려한 의상과 멋진 춤이 어우러진 눈과 귀를 만족시키는 대단한 쇼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태국의 알카자쇼를 봤는데, 화려한 의상을 입고 나온 무희들이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 장면이 장관이었습니다만, 나중에 알고보니 모두 게이라고 하더군요.
각설하고 오늘 소개할 내용은 중국의 남방인 광동성, 그 중에서도 광동성의 발전을 상징하는 도시인 심천에서 볼 수 있는 공연입니다.
심천은 중국의 개방개혁 경제정책의 꽃으로 평가받는 도시인데요. 아무것도 없는 어촌마을을 개발해서 광동 경제를 상징하는 도시로 탈바꿈시켰으며, 장래에는 홍콩과의 통합도 예상되는 지역입니다. 이번에 다녀왔더니 심천과 다른 도시를 연결하는 곳에 검문소를 만들고 있더군요. 아무래도 통합절차의 수순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중국의 다른 관광지들은 대부분 오랜 역사 유적들을 관광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반해 심천은 역사가 오래되지 않아서 그런 역사 유적은 없습니다. 다만 세계지창(世界之窗) - 세계 여러나라의 건축물을 미니어쳐로 만들어 놓은 곳 -과 민속촌이 가장 유명한 관광지입니다. 그 중 민속촌을 가시면 중국의 56개 민족들의 삶의 모습을 볼 수 있답니다.
그 중에서도 민족마다 특색이 있는 공연문화를 볼 수 있습니다.
심천 민속촌은 심천 지하철 화교성(华侨城)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입장료는 1인당 120위안으로 비싼편입니다. 중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 입장료가 비싼걸로 유명하죠. 우리같은 외국인이 느끼기에도 비싼데, 중국인들이 느끼는 요금은 훨씬 비싸게 다가오겠죠.
장대발을 이용한 민속공연, 중국의 춘절 묘회나 특별한 날에 공연이 이루어집니다. 대부분 여성단원이고 우스광스러운 복색을 한 한명의 남자 대원이 분위기를 띄웁니다. 서커스의 삐에로와 비슷한 역할이죠.
한쪽 옆에서는 줄타기 공연이 벌어집니다. 우리의 줄타기와는 달리 느스한 줄 위에서 각종 재주를 피웁니다. 왔다갔다 하기도 하고, 외발 자전거를 물구나무 서서 타기도 하고...
시간이 약간 지나 어둠이 스믈스믈 몰려올때 쯤 다른 음악공연이 열립니다. 중국 전통악기를 연주하죠. 한 관광객이 무대 앞에서 공연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전통음악공연에 맞춰 소수민족복장을 입은 한 처자가 나와 민속춤을 춥니다.
저녁 7시 30분. 메인공연이 열리는 야외공연장으로 왔습니다. 주말에는 20위안의 추가 입장권을 구입해야 합니다만... 평일에는 무료입니다. 무료라고 해서 그냥 들어오지 말고 매표소에 가서 좌석번호가 적힌 표를 받아오셔야 합니다. 표가 없으면 뒤쪽에 가서 봐야한답니다.
중국에 와서 여러지역을 대표하는 쇼나 공연을 봤습니다만, 심천 민속촌의 공연은 일단 스케일이 틀립니다. 예전 태국에서 알카자쇼를 봤는데, 알카자쇼보다 스케일이 더 크답니다.
레이저로 시작된 공연은 불이 들어오자 전통 복장을 화려하게 차려입은 무희들이 순차적으로 등장합니다. 지금 입은 복색은 중국 황실에서 일을 하던 신하들의 복색이랍니다.
이 공연의 스토리는 과거 상고시대부터 청나라까지의 중국의 역사를 표현한 내용인데요. 원시시대를 표현하는 모습입니다. 뒷 배경은 각골문이고, 나무와 자연을 춤으로 표현했답니다.
갑자기 하늘에서 비가 쏟아져 내리면서 천둥 번개가 칩니다. 무대 윗 천장에서 진짜로 물이 쏟아지는데 정말 실감나게 쏟아집니다. 워터 스크린을 배경으로 천둥 번개를 표현한 것도 상당히 이채롭습니다.
이 공연은 여러가지 볼거리가 사이사이에 숨어있는데요. 아크로바틱 공연도 중간에 볼 수 있습니다. 베이징에 관광오신 분들은 아마 비슷한 쇼를 보신적이 있을겁니다. 아크로바틱 및 각종 기예공연 말이죠. 이 쇼에는 그런 모든 것들이 녹아있습니다.
어느 덧 시대는 춘추전국시대로 넘어왔습니다. 곳곳에서 전쟁이 일어난 것을 표현하는 중입니다. 중간에 내몽고인들이 마술(馬術)공연을 펼칩니다. 달리는 말에서 물구나무도 서고, 칼싸움을 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안장을 잡고 말 아래로 내려왔다가 튀어 올라가는 등 묘기를 선보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대형 군함이 등장합니다.
주의사항! 저 대형군함이 지나가면서 마지막쯤에 대포를 한방 쏩니다. 그런데 소리가 정말 큽니다. 군생활 해보신 분들은 크레모아 격발시범을 보신적이 있을 겁니다. 그 소리와 맞먹습니다. 임산부 및 아이들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레이저와 불빛을 이용해서 태양을 표현했습니다.
중국인들이 왜 빨간색을 좋아하시는지 아시나요? 중국인들은 빨간색이 바로 저 태양에서 나오는 색이라고 믿습니다. 태양은 만물을 소생하게 하고, 아픈곳을 치료해주는 생명의 근원이라고 생각한답니다. 때문에 붉은색이야 말로 모든 어두움과 악귀, 병마를 몰아내고 새 생명을 준다고 믿죠.
이유야 어찌되었든, 이 공연에서 보여주는 태양은 정말 환상적입니다. 불빛 안쪽에서 한 여인이 춤을 추고 그 위쪽으로 레이저의 불빛이 사방으로 퍼져나간답니다.
공연을 보다보면 무대의 변화가 다양한데요. 뒤쪽이 올라가기도 하고, 아래가 열리면서 분수대가 나오기도 하고, 공연단이 무대 아래에서 올라오기도 한답니다. 무대의 변화를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죠.
중국하면 떠오르는 공연. 바로 용춤과 사자입니다. 이연걸이 주연한 황비홍같은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춤이죠. 저걸 꼭 한번 보고 싶었는데... 여기에서 보게될줄은 몰랐습니다.
이제 공연의 클라이막스입니다. 아까봤던 장대발팀을 비롯해서 각종 소수민족들이 나와 자기 민족만의 특색있는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이 장면이 가장 압권인데요. 갑자기 무대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그 연기와 레이저를 이용해서 빛의 터널을 만들어냅니다. 마치 빛의 터널로 빨려들어갈 듯 한 모습인데요. 그 가운데로 한명의 출연자가 와이어를 이용해 내려옵니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선녀를 표현하는 모습인데요. 정말 환상적인 모습입니다.
공연의 마지막입니다. 모든 공연자들이 화려한 옷을 입고 나와서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분수와 레이저 등 공연에 쓰인 특수 효과들도 이때 모두 사용됩니다.
개인적으로 세계 3대쇼의 하나인 알카자쇼와 심천 민속촌의 공연을 비교해보면 오히려 민속촌의 공연이 세계 3대 쇼에 포함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화려함과 웅장함, 그리고 다양한 문화를 볼 수 있는 민속촌 공연. 심천을 여행하시는 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공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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